네모난 오동나무 판 위에가로세로 열아홉 줄의 길을 낸다.말없이 흐르는 시간 사이로손끝에 들린 돌 하나, 조용히 내린다.흑은 밤의 다정함을 품고백은 낮의 서늘함을 닮아소리 없는 수담(手談) 속에서작은 돌들이 집을 짓고, 우주를 연다.버려야 비로소 살아나는 사석의 지혜,치열한 사활의 경계에서 숨죽이는 고요.한 점에 담긴 무게는 천근과 같아깊은 시름 속에 세월이 더디게 간다.판이 채워지고 마침내 거두어지는 순간,승패를 넘어선 자리엔흑과 백이 서로를 비추며 완성한아름다운 지도가 남는다.